詩 : 꼴불견 / 20250105 / 일요일

2025. 1. 5. 09:26카테고리 없음

꼴불견

                                                           산도초림

일그러진 거울은 진실을 비추지 않는다

뒤틀린 얼굴 속엔 욕망의 그림자만 출렁인다

우리의 길 위엔 빛과 어둠이 공존하건만

발끝은 늘 어둠의 구덩이를 파고든다

가면 속 진실은 어디로 갔는가

허공에 떠도는 말들이 바람을 칠갑하니

정의는 외투 속에서 잠들고

진실은 어둠에 묻혀 신음한다

더러운 강물이 섞인 잔에

서로의 자화상을 떠넘기며

우리는 누군가를 향한 손가락질로

스스로를 향한 비수를 깎는다

그러나 먼 산, 구름 뒤에서 햇살이 속삭인다

낙엽 끝에 맺힌 이슬처럼

우리는 다시 맑아질 수 있다고

뿌리 깊은 나무는 비바람 속에서도

늘 새싹을 준비한다고

세상을 깨끗이 닦을 한 줌의 바람이 되어

거짓의 눈물을 씻어낼 강물이 되어

우리 모두 자신의 가슴에

정의의 씨앗을 뿌리자

아직도 늦지 않았다

더러운 거울을 깨뜨리고

우리 모두 진정한 얼굴을 마주할 때

내일은 푸른 숲 속 밝은 새벽일 것이다

20250105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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