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 20221223 / 금요일(동안거 46일 차)

2022. 12. 23. 04:51카테고리 없음

지옥을 거치지 않은 도인은 없다

죽음의 문 앞에서 신이 묻는다

죽음을 택할 것인가

너의 원을 택할 것인가

여기서 너는 무엇을 택할 것인가

그렇다 죽는 한이 있드라도 내가 할 일을 하고 갈 것이다

라는 신념이 있다면 반드시 그것을 들어 줄 것이며

죽지도 않을 것이다

이것이 필사즉생 인 것이다

인생은 장난이 아니다 연습도 없다 리허설이 없는 무대다

이 순간 나의 생각 나의 말 나의 행동이

다음 순간의 환경과 상황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 살아야 한다

지옥보다 더한 아픔은 또 무엇인가

아픔을 알아서 무엇에 쓸려고 이렇게 아픔 공부를 지독하게도 해야 할까

태어나 지금까지 살면서 얼마나 많은 아픔과 고통을 받고 살았는가

그런데 아직도 아픔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은 그 아픔과 고통의 공부가 되지 않았다는 말 아닌가

대체 아픔에 대한 공부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씹어 먹어야 다시는 아픔이 오지 않을까

신의 장난인가 내가 등신인가

맞고도 맞는 이유를 모르고 사는 등신

맞고 또 맞고 사는 등신

그렇다고 맷집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면서 거의 쉬지않고 맞고 살고 있으니

이것은 도대체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이 또한 지옥이나 다른게 무엇이 있단 말인가

아픔을 씹어 보지 못한 사람은 진정한 아픔을 모른다

굶어 보지 않은 사람이 말하는 보릿고개는 그의 추억이지만

굶주리며 살아 온 사람은

그 이야기만 나오면 이를 악문다

아프지 않기를 바라지 마라

아픈 만큼 성장하고 독해지고 유해진다

아프면 왜 아픈지 스스로 알아야 한다

그래야 다음에 다시는 아프지 않게 된다

그것을 모르고 의사가 의인이 살려주는 대로 살면

더 큰 아픔이 반드시 찾아온다

공부하라고 너 자신을 깨닫고 깨우치라고 아프게 했는데

공부할 생각은 하지 않고 의사에 매달리고 신에게 매달려

우선 고쳐 놓은 것에 안도하고 살면

머잖아 정말 큰 낭패를 보게 된다

나는 정말 독하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살았다

호적이 늦어 군에 늦게 가게 되었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 시간이 아까워 독하게 일해서

집을 사놓고 군대에 갔다

나는 그때 미치야 미친다는 말을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

이를 악물고 살아온 나의 지난 날들 덕분에

이빨이 조금 상했다

그래도 고맙다 악물 잇빨이 있음에 감사한다

나이 67에

새로운 지옥을 맛보게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무엇을 더 깨닫지 못하고 무슨 공부가 남아 이렇게 까지 독하게 지지고 볶을까

나를 얼마나 키워 쓰겠다고 이렇게 고통을 줄까

대충 쓰고 버릴 놈을 이렇게 혹독하게 다루지는 않겠지

자연이 하늘이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오만 것을 다 하고 싶은데 시간과 환경과 상황이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왜 그럴까 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할까

인간의 목숨이 정말 질기다는 것을 알았다

명을 두고 그냥 가는 법은 없다고 했다

하늘은 분명히 무슨 꿍꿍이 속이 있기에

나를 이렇게 공부를 독하게 시키고 있을 것이다

이제 하루를 열어야 할 시간이다

오늘도 못난 글 함께 읽어 주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은 금년 겨울들어 최고로 추운 한파의 날이랍니다

부디 건강하고 웃음 가득한 하루 되시길 간절히 빕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