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전화 / 20240823 / 금요일

2024. 8. 23. 12:16카테고리 없음

비가 많이 온다 하여 무우 심기를 늦추다가

어제 무우씨를 사와서 오늘 새벽 5시에 무우를 심었다

하나 하나 헤아려 가며 5cm 간격으로 자를 잰듯 심었다

발아 하지 않는 것도 있을 것이고

제대로 자라지 않고 시들머들 하는 것도 있을 것이고

조금 자라면 솎아서 반찬도 하고 할겸

상품을 만들 것이 아니라서 자신의 생각을 기준으로

정성껏 심었다

동네 공한지의 텃밭이라

비둘기, 까지, 멧새, 참새, 특히 길고양이 들이 시도 때도 없이

와서 들 쑤셔 놓기에 구직포로 덮고 대나무와 돌 그리고 옥수수 대를

위에다 날아가지 않게 눌러 놓았다

이번 주말 까지 덥고 다음주는 조금 온도가 내려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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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부지런히 헬스장에 가서

열심히 땀흘리며 운동을 하고 있는데 큰 딸이 전화가 왔다

아빠 면접 잘 봤어요

응 잘봤지

누가 아는 사람이 있다는데 전화 한번 해 줄까 이러는데

전화해보라 할까요

아서라, 함부래 하지 마라

전화하면 면접 잘보고 합격해 놓은 걸 떨어지게 할지도 모른다

절대 하지마라캐라

모든 것이 바르게 돌아가야지

실력있고 능력있는 꼭 필요한 사람이 정당하게 합격해야지

그런 식으로 전화질하고 해서 된다면

세상이 꺼꾸로 돌아간다

땀흘려 공부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죄짓는 것이다

그라고 하늘이 가만두지 않는다

나이 40이 훌쩍 넘은 딸 아이가 저런 생각을 갖고

아버지에게 전화를 한다는게

마음이 크게 상한다

내가 어떻게 교육을 시켰길래

우리 아이가 저런 생각을 가지고 산단 말인가

자신이 참으로 부끄럽다

이런 상황을 남사스럽고 창피스럽다고

덮고 지나 갈 것이 아니다

하여 여기 이렇게 창피스러움을 감내하며 적고 있다

나 자신부터 손톱만큼이라도 바뀌지 않으면

가정도 사회도 나라도 인류도

절대 변하지 않는다

남은 생을 뜻있고 보람있고 가치있게 살겠다고 다짐하고

노력하며 열심히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데

전화 한통을 받고 하루가 다 일그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