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외 1편 / 20240709 / 화요일
2024. 7. 9. 06:45ㆍ카테고리 없음
여름
초림 박종득
덥다고
여름이 아니다
꽃댕강꽃 자귀꽃 피고
배롱나무가지 끝에
불을 밝혀야 여름이다
뭔가
하나가 빠졌다
매미가 울어야 여름이다
횡단보도엔
저마다의 생각으로
출발선에 서서 초록을 기다리는데
신호등 보다
먼저 온 매미의 첫 울음소리
여름을 선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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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초림 박종득
잠결에
살며시 눈뜨고
귀를 돋워 세상를 살핀다
잘 돌아가고 있다
두손을 모운다
감사함으로
시계를 보니
새벽 세시 반이다
영혼과 몸을 다스리고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본다
화단의 무궁화 가지 서너개 꽃을 달고
별일 없으니 걱정말고 일보라고
손을 흔든다
씻고 앉아
기도와 축원과 명상으로
하루를 연다
자연이 온전함에 감사하고
기도할 수 있음에
고개를 숙인다
숨소리 마저도
천둥처럼 들리는 새벽
모두가 잘 있어
참 좋다